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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95. 육체적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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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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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12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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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26

  요한 클리마쿠스(570년-649년)는 수도승들이나 소위 영성가들이 쉽게 금기시할 수 있는 인간의 육체적 사랑(eros)을 새로운 각도에서 바라보며 거기에 긍정적 의미를 부여해주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저서 『천국의 사다리』 제30단계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자기 마음으로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기억하지 않고는 한순간도 보내지 않습니다. 잠자는 중에도 그 갈망에서 분리될 수 없을뿐더러 자면서도 자기 갈망의 대상과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생물학적 이유로 일어나는 일을 심리학적 영역에서 생각할 수 있습니다.”(『천국의 사다리』 30,198)


  요한의 견해에 의하면, 육체적 사랑(eros)은 죄스러운 것으로 간주하여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육체적 사랑은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는 한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고 또 그렇게 되어야 합니다. 욕정의 죄스러움은 물질성 안에 있지 않고 인간 의지의 그릇된 경향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피조물로서 육체는 선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모든 욕정이 육체적인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죄는 그 기원에 있어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영적인 것입니다. 인간의 타락 이전에 악마가 타락했고, 그는 육체를 지니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흔히 우리가 너무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어떤 관점과 철학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부정적인 것 안에도 긍정적인 것이 있을 수 있고, 긍정적인 것 속에도 부정적인 것이 담겨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늘 열려 있는 마음과 자세가 중요합니다. 그때 자기 틀 안에 갇혀 굳어지지 않고 늘 생명력을 유지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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