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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73. 원점 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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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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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18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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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32

  ‘원점’이란 ‘근원이 되는 지점’을 가리킵니다. 어떤 사물이나 사건, 움직임이 시작된 지점, 곧 시발점을 뜻합니다. 우리는 흔히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자.”라는 말을 하곤 합니다. 이 말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라는 말과도 같습니다. 뭐가 꼬여 잘 안 풀리거나 뭔가 잘못되었을 때 종종 쓰는 말입니다. 이 말은 원점으로의 회귀를 전제합니다. 먼저 되돌아가야 새로운 시작도 가능합니다. 


  우리의 생명, 삶 역시 원점이 있습니다. 원점에서 시작해서 어떤 지향점(목표)을 향해 나아가지만 가는 도중 방향을 잃고 궤도이탈을 할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 경우 원점은 다시 방향을 잡아주고 궤도수정을 쉽게 해줍니다. 그래서 늘 원점으로 되돌아가려는 용기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하느님을 향한 우리의 영적여정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수도자로서, 성직자로서 누구나 첫발을 내디딘 시점, 곧 원점이 있습니다. 여정 중에 우리는 방향을 잃게 되거나 궤도를 이탈하게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늘 원점을 기억하고 원점으로 되돌아갈 필요가 있습니다. 원점에서 방향을 잡고 다시 새롭게 시작하기 위함입니다.


  원점회귀의 모범적인 사례는 4세기 사막교부들에게 흔히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들은 늘 원점에서 시작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수도생활의 초심자로 남아 있기를 원했고 매일 새롭게 시작하려고 했습니다. 


  원점회귀는 세월과 더불어 마음에 녹이 끼고 머리가 굳어지고 몸에 타성이 붙으면 좀체 쉽지 않습니다. 매 순간 초심자의 열정과 자세로 살아가고자 노력하는 사람은 길을 잃고 방황하거나 궤도를 이탈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에게는 언제나 지향점이 분명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원점회귀의 지혜와 용기를 청하며 때 묻지 않은 순수한 마음과 열정으로 우리가 시작한 이 복된 여정을 끝까지 잘 마칠 수 있도록 노력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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