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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28. 별난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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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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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20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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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32

  십수 년 전 연세 지극하신 지인에게 요즘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분은 평생을 대학에서 후학 양성에 힘쓰셨던 분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팔순이 넘으신 나이에도 천진난만한 어린아이처럼 마냥 순수하셨습니다. 세상이 너무 많이 달라졌다는 말씀을 하시면서 요즘 이런 게 유행이라며 몸소 “나는 미쳤어, 미쳤어, 지 지 지”라는 말을 몸짓과 함께 보여주셨습니다. 제가 그게 무엇이냐고 묻자 요즘 TV에서 유행하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지 지 지’는 무슨 뜻인가요?”라고 물었더니 당신도 잘 모르겠다고 하셨습니다. 아마도 전기에 감전된 상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전된 것처럼 미쳤다는 뜻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나는 미쳤어, 미쳤어, 지 지 지.” 이 말은 참으로 해괴한 말처럼 들렸습니다. 저는 스스로 미쳤다고 고백하는 이런 말이 왜 유행하는지 통 그 이유를 알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이 표현은 스스로 미쳐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앞으로만 내딛는 우리 현대인에게 오히려 어떤 메시지를 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자신이 미쳤다고 고백할 줄 아는 사람이 오히려 정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자신이 미친 줄도 모르는 미친 사람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들은 아마도 “너는 미쳤어, 미쳤어, 지 지 지.”라고 할 것입니다. 


  아무튼 이 표현은 제게 너무 신기하게 다가왔습니다. 더군다나 연세 지극하신 분이 몸짓과 함께 이 표현을 흉내 내신 모습이 너무 천진하고 재미있게 다가왔습니다. 우리 모두 이런 천진한 모습으로 하느님께 돌아가야 할 것입니다. 


  이 사순시기에 구세주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아 돌아가게 하신 우리 인류는 이렇게 고백해야 하리라 봅니다. “우린 미쳤어, 미쳤어, 지 지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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