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46. 여백과 무위
저는 평소 ‘여백’이나 ‘무위’라는 말을 즐겨 사용합니다. 이 말들은 완전해야 한다든지 뭔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감을 주지 않아서 마음을 편하게 합니다. ‘여백’이란 창조적 공간 마련을 위한 ‘멈춤’이나 ‘물러남’이며, 뭔가를 채울 수 있는 ‘빈틈’과도 같습니다. ‘무위’란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의 순리에 따르는 자세라 하겠습니다.
삶에 여백이 없다면 무척 삭막해질 것입니다. 여백이 없는 인간에게도 인간미가 느껴지지 않을 것입니다. 끊임 없이 무언가를 하려 하고, 빈틈을 보이지 않으려 발버둥 치며 살다가 어느새 생을 마감하게 되는 것은 너무 슬프고 어리석단 생각이 듭니다. 모든 것을 빨리빨리 해치워야 성이 차는 우리에게 여백과 무의의 지혜가 더욱 절실한 때가 아닐까 합니다.
이제는 정신 없이 직진하는 인위人爲에서 무위無爲로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무위는 하느님이 당신 성령을 통하여 활동하시는 여백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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