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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42. 티베리아 호숫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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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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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10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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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68

  오늘 요한복음 21,1-14에서 예수께서는 부활하신 후 세 번째로 제자들에게 나타나십니다. 장소는 티베리아 호숫가입니다. 이곳은 어부였던 제자들의 생활 터전이자 스승과 함께 생활했던 장소입니다. 아마도 스승을 잃은 제자들은 다시 자신들의 일상으로 돌아갔을 것입니다. 그날도 제자들은 고기를 잡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왠지 그날 밤에는 야속할 정도로 한 마리도 그들의 그물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새벽녘이 되어 피곤함에 지친 그들에게 예수께서 다가오시어 말을 건네십니다. 너무도 평범한 모습이어서 처음엔 아무도 그분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그러다 점차 그분의 친숙한 말투와 행동을 보고 알아보게 됩니다. 


  복음이 전하는 예수님의 발현은 몇 가지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첫째, 너무도 평범하다는 점입니다. 예수께서는 부활하신 후에도 예전과 다를 바 없이 평범한 모습으로 나타나십니다. 영광스러운 모습으로가 아닙니다. 둘째, 제자들의 일상 안으로 다가오신다는 점입니다. 평범한 모습과 일상 안에서의 발현이 제자들의 눈을 가렸는지도 모릅니다. 끝으로 친근하고 다정하게 다가오신다는 점입니다. 그분의 말씀과 행동이 너무 다정다감하게 느껴집니다. “얘들아, 무얼 좀 잡았느냐?” “방금 잡은 고기를 몇 마리 가져오너라.” “와서 아침을 들어라.” “빵을 들어 그들에게 주시고 고기도 그렇게 주셨다.” 이 모든 것은 예전부터 익히 아는 사람의 말투와 태도입니다. 앞의 두 가지, 즉 평범성과 일상성이 예수를 알아보지 못하게 했다면, 이 친밀성은 그분을 알아보게 한 요소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가르침을 얻을 수 있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우리 일상 안에 평범하게 나타나신다는 점입니다. 주님의 현존은 절대 요란스럽지도 않고 특별하지도 않습니다. 그것은 일상을 벗어나지 않습니다. 진리는 평범한 곳에 있다는 말처럼 그분은 평범한 일상 안에, 우리 주변의 형제자매들 안에,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가 매일 거행하는 미사 안에 현존하십니다. 바로 그곳에서 부활하신 주님을 알아보고 맞이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은 겸손하고 단순한 수단을 통하여 기적을 행하시는 주님의 영광과 권능을 알아보아야 합니다. 이 복음 장면은 우리가 삶의 단순한 일상 안에서도 주님의 참된 현존을 알도록 도와주는 큰 선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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