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56. 관상과 활동
'상구보리 하화중생', 이 말은 대승불교의 성격과 방향을 잘 요약해주는 말입니다. 풀이하자면 위로는 깨달음을 구하고(상구보리上求菩提) 아래로는 중생을 구제한다(하화중생下化衆生). 즉, 먼저 스스로 정각正覺의 지혜(깨달음의 지혜)를 구한 다음 중생을 구제한다는 뜻입니다. 대승불교는 자신만의 깨달음을 추구하는데 그쳤던 소승불교를 뛰어넘어 중생구제에까지 나아갔습니다. 그래서 깨달음을 통해 아라한(성자)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소승불교를 흔히 작은 바퀴라고 하는 데 반해 대승불교를 일컬어 큰 바퀴라고도 합니다.
대승불교의 특성을 대변해주는 이 문구는 우리 그리스도교의 관상과 활동, 신비체험과 일상의 관계와도 비슷합니다. 토마스 머튼이 말했듯이 ‘관상은 활동의 토대이고 활동은 관상의 열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관상 없는 활동은 참된 열매를 맺을 수 없듯이 기도와 수행을 통한 참된 하느님 체험과 깨달음(상구보리) 없는 사도직 활동(하화중생)은 힘을 받을 수 없고 결국 참된 결실을 보지 못할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하느님 체험과 깨달음이 애덕활동을 통해 이웃 안에서 구체적으로 표현되지 못한다면 무의미할 것입니다. 참된 하느님 체험 혹은 깨달음은 우리 일상 안에서 구체화하고 열매 맺게 될 것입니다.
(허성석, 『바닥 친 영성』, 분도출판사 2019, 98-99쪽)
![]()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