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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72. 사제성화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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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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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12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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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90

  오늘은 예수성심 대축일이자 사제성화의 날이기도 합니다. 이 날만 되면 떠오르는 일이 있습니다. 가끔 지인들로부터 저를 정말 웃게 만드는 메일을 받습니다. 그것은 제가 그만큼 여유 없이 바쁘게 사니 웃음을 잃어버릴까 하는 염려에서 나온 배려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잠시 멈추어 함께 웃어보자는 초대인 듯합니다. 아래 이야기는 한 지인이 메일을 통해 들려준 내용입니다. 저도 다시 여러분을 초대해 봅니다. 


  아들이 아빠에게 물었답니다. “아빠, 사제성화의 날이 뭐 하는 날이야?” 아빠가 순간 당황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그저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바를 막상 물으니 사실은 자신도 제대로 몰랐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들 앞에 체면이라도 유지하기 위하여 재치를 발휘하여 이렇게 대답했더랍니다. “아아, 그건, 신부님들 있지! 신부님을 다른 말로 사제라고 하는데 신부님들이 신자들을 위해 너무 바쁘게 봉사하시느라 피곤하셔서 좀 쉬시라고 특별한 날을 만들어 놓은 거야. 그래서 사제성화의 날은 ‘사제들이 성당에 모여 화투 치는 날’이야. 이제 알겠지.” 아들이 이제야 이해했다는 뜻으로 머리를 끄덕이며 말했습니다. “예, 아빠, 그러고 보니 정말 그런 것 같네!” 


  아빠의 대답은 정말 엽기적이었습니다. 여러분은 사제성화의 날, 이 날의 참 의미를 아십니까? 이런 날이 제정된 것은 평소에 바빠서 못했던 기도나 묵상, 자기성찰 등 본연의 일을 하라고 제정된 것으로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그날만이라도 좀 거룩하게 지내라는 뜻이 아닐까 합니다. 위의 이야기는 분명 사실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날의 참 의미를 되새겨보게 하는 유머입니다. 무엇이 잘 안 될 때 특별한 날이나 무엇이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저는 어떤 특별한 날이 제정되는 것을 그리 좋아하진 않습니다. 나날이 일상에서 각자 본연의 역할에 충실한다면 굳이 이런 날이 만들어질 필요조차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만들어진 날이니 적어도 이날만이라도 취지를 살려 진지하게 맞이하려 노력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실상 우리가 찾는 모든 것은 일상 안에 있고 그 안에서 이루어집니다. 어디에 있든 또 어떤 상황에 있든 가야 할 길과 해야 할 바를 알고 늘 본질과 핵심을 놓치지 않는다면 그곳이 바로 수행의 장이요 구원의 장소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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