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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70. 베네딕도 성인의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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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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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04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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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90

  인간에게 생의 마지막 순간은 중요합니다. 그 사람이 살아온 삶의 전 과정을 함축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이는 그가 죽음을 어떻게 맞이하느냐의 문제입니다. 사람마다 죽음을 맞이하는 자세와 모습은 천차만별입니다. 어떤 분들의 최후 순간은 우리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기도 하고 큰 교훈을 주기도 합니다. 특히 베네딕도 성인의 죽음이 그렇습니다. 


  그레고리우스 1세 교황이 쓴 베네딕도 성인의 전기를 보면, 성인은 두 제자의 부축을 받으며 두 팔을 하늘로 치켜들고 기도하는 모습으로 최후를 맞이하셨다고 합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하느님을 향한 성인의 갈망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모습을 몬테카시노 수도원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왼쪽 정원에 세워진 동상에서 볼 수 있습니다. 


  베네딕도 성인의 하느님 찾는 영적여정은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그야말로 파란만장한 여정이었습니다. 성인은 두 번에 걸친 살해 위협과 온갖 좌절과 실패를 거쳐 더욱더 하느님의 사람으로 단련되었습니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갖은 시련과 역경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하느님의 자비에 대해 결코 실망하지 않고”(『성규』 머리말 4,76) 하느님을 향한 갈망으로 굳건히 앞으로 나아갔기 때문입니다. 


  최후 순간을 아름답게 맞이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는 하루아침에 되지 않습니다. 평소 죽음을 잘 준비한 자만이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베네딕도 성인처럼 우리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아름답게 장식할 수 있도록 “매일 죽음이 눈앞에 있음을 명심하고”(『성규』 머리말 4,47) 죽음을 잘 준비하도록 합시다.  


(허성석, 『바닥친 영성』, 분도출판사 2019, 127-1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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