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다시 인권주일을 맞으며
발행일 : 2013-12-08 [제2873호, 23면]
12월 8일은 인권주일이자 제3회 사회교리 주간이다.
인권주일은 교회가 1982년 처음 제정한 이후 올해로 32회를 맞고 있다. 하느님 모습대로 창조된 인간 존엄성이 유린당하고 하느님에게서 부여받은 권리가 짓밟히는 현실에 우려를 표명하며 인권을 침해당한 희생자들을 위로하고 하느님 정의를 선포하고자 제정됐다.
사회교리 주간은 2011년 주교회의 추계 총회를 통해, 신자들이 사회교리에 좀 더 관심을 가져 적극적으로 교회 가르침을 내면화하고 실천하도록 독려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이용훈 주교는 올해 인권주일 사회교리 주간 담화 제목을 ‘하느님의 거처는 사람들 가운데에 있다’(묵시 21, 3)로 정하고, ‘역사의 구체적 여정에서 인간의 존엄을 천명하는 것은 교회의 구원사적 소명이며 사회교리의 핵심’ 이라고 첫 머리에서 밝혔다.
이용훈 주교가 담화문에서 지적한대로 작금의 한국사회는 국가·사회·경제적으로 안정적이지 못한 상황이다. 세속주의와 상대주의 물결 속에서 소득 불평등과 빈부격차를 보이면서 극심한 양극화 현상과 빈곤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인권에 대한 관심과 사회교리 실천 인식이 그 어느 때 보다 필요한 상황으로 다가온다.
이 주교는 담화에서 특별히 ‘차별’에 대해 묵상할 것을 권고했다. 정규직, 비정규직 문제 등 노동계에서 이뤄지는 차별 현실도 문제이지만, 최근 들어 노동계에 편입되고 있는 수많은 이주민들과 새터민들에 대한 편견 차별은 인권 주일을 맞아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할 문제라고 본다.
더 나아가 북한 주민들의 인권 상황도 교회가 좀 더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노력 속에 껴안아야 할 부분이다. 침묵 속에 소리 없이 죽어가는 낙태아들의 생명 문제 역시 인권주일에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할 문제라 할 수 있다.
인권수호는 교회가 구현해야할 소명 중 하나이다. 지금 이 시대가 요청하는 소명을 깨달아 주변의 소외된 이웃들의 존엄한 권리가 지켜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인권주일이 되어야 겠다.
<가톨릭신문>
| 2013-12-09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