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두려워 않는 쇄신·개혁 노력 강력 촉구 시대 요청 부응하는 ‘선교적 교회’ 전망 제시
가난한 이들 위한 스스로 가난한 교회 강조
발행일 : 2013-12-08 [제2873호, 1면]
교황 프란치스코는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Evangelii Gaudium)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현대 교회와 사회의 요청에 부응하는 ‘선교적\\’ 교회의 전망을 제시하고, 전통적인 교회 제도와 구조의 변화까지도 두려워하지 않는 쇄신과 개혁의 노력을 촉구했다.
‘복음의 기쁨’은 전임교황 베네딕토 16세와 함께 작성한 회칙 ‘신앙의 빛’(Lumen Fidei) 이후 첫 공식 문헌으로, 지난해 10월 7~28일까지 바티칸에서 ‘그리스도 신앙 전수를 위한 새로운 복음화’를 주제로 열린 제13차 세계주교대의원회의에 대한 응답이기도 하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5개장, 288개항으로 구성된 문헌을 통해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기쁨으로 두드러진 복음화의 새로운 단계”로 들어서기를 희망하고, “교회가 걸어가게 될 여정을 위한 새 길”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권고의 목적을 설명했다.
교황은 예수를 사람들의 ‘진부한 도식’ 안에 가두지 말고 ‘복음 본연의 참신함’을 되찾기 위한 ‘새로운 길’과 ‘창조적인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며, 오늘날의 교회, 사회적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사목적이고 선교적인 회개’를 촉구했다.
교황은 특히 교황의 권위 행사에 있어서, 합의체적 정신을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건실한 분권화’를 포함한 ‘교황직의 전환’까지도 고려하는 ‘교회 조직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쇄신의 과정에서 교회는 비록 오랜 역사적 뿌리를 지니고 있다 하더라도 복음의 핵심에 직접 연결되어 있지 않은 일부 관습을 두려워 말고 재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도 교황은 종교와 교회, 신앙이 “사회생활에 어떠한 영향도 끼치지 않는 개인 생활의 내적 성역으로 치부”되는 것을 경계하고, 교회는 “정의를 위한 투쟁에서 비켜서 있을 수 없으며 그래서도 안 된다”고 당부해 교회의 사회 참여 요청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교황은 특히 ‘교회의 가난한 이를 위한 선택’을 강조하면서, “교회 자신이 가난하고 가난한 이를 위한 교회가 되기를 바란다”며 “가난한 이들의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한…이 세상의 문제들에 대한 어떠한 해결책도 찾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교황은 그러나 쇄신과 개혁을 통한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여성 사제와 낙태 문제에 대한 교회의 입장에는 변화의 여지가 없음을 강조하고, 낙태와 관련해 “인간 생명을 없앰으로써 문제들을 해결하려는 시도는 ‘진보적인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의와 평화 문제와 관련해 교황은 오늘날 세계의 경제 제도와 체제가 ‘근본적으로 불공정’하다고 비판했다. 교황은 ‘적자생존의 법칙’과 ‘일회용\\’ 문화가 만연한 ‘시장 자율’이라는 경제적 ‘폭정’은 사람을 죽이고 배제함으로써 인간의 가치를 효용성으로만 판단, ‘잉여인간’을 만들어 낸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