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16일 연중 제24주일

by 정태영 posted Feb 04,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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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는 회개하는 죄인 한 사람 때문에 더 기뻐할 것이다.>

(루카15,1-32)

+ 묵상 중심으로 복음을 생략합니다.
그때에 세리들과 죄인들이 모두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려고 가까이 모여들고 있었다. 그러자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이, “저 사람은 죄인들을 받아들이고 또 그들과 함께 음식을 먹는군.” 하고 투덜거렸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 비유를 말씀하셨다.  “너희 가운데 어떤 사람이 양 백 마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 가운데에서 한 마리를 잃으면, 아흔아홉 마리를 광야에 놓아둔 채 잃은 양을 찾을 때까지 뒤쫓아 가지 않느냐?
그러다가 양을 찾으면 기뻐하며 어깨에 메고 집으로 가서 친구들과 이웃들을 불러, ‘나와 함께 기뻐해 주십시오. 잃었던 내 양을 찾았습니다.’ 하고 말한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이와 같이 하늘에서는, 회개할 필요가 없는 의인 아흔아홉보다 회개하는 죄인 한 사람 때문에 더 기뻐할 것이다.
또 어떤 부인이 은전 열 닢을 가지고 있었는데 한 닢을 잃으면, 등불을 켜고 집 안을 쓸며 그것을 찾을 때까지 샅샅이 뒤지지 않느냐?
그러다가 그것을 찾으면 친구들과 이웃들을 불러, ‘나와 함께 기뻐해 주십시오. 잃었던 은전을 찾았습니다.’ 하고 말한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이와 같이 회개하는 죄인 한 사람 때문에 하느님의 천사들이 기뻐한다.”

 

  어려서 아주 고운 실을 뽑아내는 누에를 키워 본 적이 있습니다. 새까만 누에알을 부화해서 아주 작은 새끼 누에를 종이 위에 올려놓고, 뽕잎을 아주 잘게 썰어서 얹어주면 애벌레들이 열심히 먹으면서 눈에 보이듯 커갑니다. 얼마 지나지 않으면 허물을 벗고 누에의 모습이 완연해질 정도가 되면 누에가 뽕을 먹기에 좋은 대자리에 옮겨놓고, 뽕잎을 따서 올려주면 금방 두 번째 허물을 벗어냅니다. 매일 누에똥을 치우느라고 정신이 없어지는데 누에가 허물을 벗을 때는 밥도 먹지 않고 꼼짝도 하지 않고, 하루정도 몸살을 앓는답니다. 
 

누에는 젖은 뽕을 아주 싫어해서 젖은 뽕잎을 주면 누에가 설사를 합니다. 그래서 뽕잎을 따가지고 시들지 않도록 하면서도 물기가 없도록 잘 건사해야 하고, 신선한 뽕잎을 따서 먹여야 한답니다. 그래서 좋은 뽕나무를 확보하고 잘 관리해야 하는 것이 누에를 키우는 사람들이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이랍니다. 누에가 네 번째 잠을 자면 누에는 아주 맑아지며 온몸이 투명해질 정도가 됩니다. 그리고 먹이를 먹지도 않고 고개를 자꾸 흔들어댑니다. 그러면 누에를 고운 섶에 올립니다. 그러면 정말로 신기하게도 주둥이로 고운 실을 뽑아내면서 고치를 짓습니다. 처음에는 고치를 짓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러다가 실을 많이 뽑아내면서 이제 더 이상 고치를 짓는 누에가 보이지 않게 됩니다. 
 

   나는 어려서 보이지 않게 되는 누에가 궁금했습니다. 누에는 온 몸의 실을 전부 뽑아내고, 이제는 다섯 번째로 허물을 벗고, 자신의 몸에서 뽑아내서 지은 고치 속에서 쪼그라져 주름살이 많이 잡힌 아주 작은 번데기가 되어 새롭게 변합니다. 고치가 완성되면 나방이가 되어 알을 낳을 고치를 몇 개만 남기고 큰 솥에 고치를 삶으면서 누에의 실을 물레로 감아내면서 뽑아냅니다. 어머니가 실을 뽑을 때 불을 때면서 솥에서 짙은 갈색으로 변한 주름 잡힌 번데기를 보면, 다섯 번째 허물이 까맣게 붙어 있답니다. 누에가 어떻게 번데기가 되었을까? 하고 궁금해 하던 어린 시절이 생각납니다. 그래서 누에를 ‘천충’(天蟲)이라고 했는데 <하늘이 주신 벌레>라는 뜻이지요. 가장 아름다운 천인 비단(실크 : silk)은 그렇게 해서 생깁니다. 작은 누에의 허물을 벗는 모습을 닮지도 못하고 만물의 영장이라는 나는 더러운 모습을 벗어버리지 못하고, 더러운 죄를 씻어내지 못하고 지금도 그렇게 엉터리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회개할 줄 모르는 내 모습이 점점 더 더럽게 보입니다.  
 

   이처럼 지금까지의 껍질을 완전히 벗어버리고 새로운 모습으로 더욱 성장하고 성숙한 모습으로 태어납니다. 이것을 사람들은 환골탈태(換骨奪胎)라고 합니다. 환골탈태란 시나 문장이 다른 사람의 손을 거쳐 더욱 아름답고 새로운 뜻의 글로 변하는 일에도 이 말을 씁니다. 황산곡(黃山谷:본명 庭堅)이라는 사람이 말하기를 <시의 뜻은 무궁한데 사람의 재주는 한이 있다. 한이 있는 재주로 무궁한 뜻을 쫒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그 뜻을 바꾸지 않고 그 말을 만드는 것을 가리켜 환골법(換骨法)이라 하고 그 뜻을 본받아 형용(形容)하는 것을 가리켜 탈태법(奪胎法)이라 한다.>라고 했다고 남송 때의 혜홍(惠洪)이라는 스님이 말했다고 합니다.

원래 이 말은 선가(仙家)에서 연단법(鍊丹法)에 의하여 새사람이 되게 하는 것을 이르는 말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 들어주시는 비유의 말씀은 바로 회개(悔改, 回改)해서 새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잘못된 삶을 뉘우치고 고쳐 새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도 회개(悔改)이고, 주님께서 만들어 주신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도 회개(回改)입니다. 주님께서 가장 좋아하시는 모습으로 변해야하고, 주님께서 창조하신 그 순수함으로 돌아가야 하겠지요. 주님께서 가장 좋아하시는 회개의 삶을 살기로 마음을 단단히 먹습니다.


당신은 저에게 새로운 삶을 주십니다.


모든 것이 뒤엉킨 채 내 영혼 지쳐있을 때
삶의 갖가지 어려움들로 내 마음이 무겁고 힘들 때
여기 고요히 앉아 침묵 속에 당신이 내게 와서 머물길 기다립니다.
당신은 나를 들어올려  홀로 다다를 수 없는 정상에 서게 하시고
당신은 새 삶을 주시어 폭풍 치는 바다를 걷게 하십니다.
버팀목이 되어 주시는 당신의 어깨위에서 나는 강합니다.
당신은 나에게 힘을 주시어 내 존재 이상의 ' 내' 가 되게 합니다.
( 내가 할 수 있는 것 이상으로 이루게 합니다)

끊임없이 허기진 채 찾아 나서는 삶의 자리
불완전하게 쉼 없이 박동하는 심장소리
그러나 당신 안에 삶의 경이로움을 맛보고
때로는 당신 안에 지금 나, 영원을 보기도 합니다.

<아래는 영어 원문 가사입니다.>

 

You Raise Me Up
When I am down, and oh my soul so weary,
When troubles come and my heart burdened be,
Then, I am still and wait here in the silence,
Until you come, and sit a while with me.
You raise me up, so I can stand on mountains.
You raise me up, to walk on stormy seas,
I am strong when I am on your shoulders.
You raise me up, to more than I can be.

Chorus
There is no life, no life without its' hunger,
Each restless heart beats so imperfectly
But when you come and I am filled with wonder
Sometimes I think glimpse eternity.


 2007-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