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파랑새가 되자(김형권, '인생은 단막극이 아니다'중에서)
어떤 사람이 한밤중에 고속도로를 신나게 달리고 있는데 갑자기 차가 고장이 나서 길 한복판에 멈춰 서고 말았습니다. 휴대전화도 없던 시절이라 꼼짝없이 도로에서 밤을 세워야 할 판이었죠. 답답한 마음에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데, 저만치에서 웬 차가 한 대 멈춰섰습니다. 차에서 한 남자가 내리더니 무슨 일이냐고 묻더랍니다. 차가 고장 났다고 했더니 그 사람은 대뜸 팔을 걷어붙이고 자동차를 한참 살폈습니다.
"이제 된 것 같은데 시동 한번 걸어 보시죠!"
'과연 고쳐졌을까?'하는 마음에 좌석에 앉아 키를 돌리자 '부르릉~' 드디어 자동차의 시동이 걸렸습니다. 차 주인은 고마운 마음에 그 사람을 붙잡고 인사를
"이제 된 것 같은데 시동 한번 걸어 보시죠!"
'과연 고쳐졌을까?'하는 마음에 좌석에 앉아 키를 돌리자 '부르릉~' 드디어 자동차의 시동이 걸렸습니다. 차 주인은 고마운 마음에 그 사람을 붙잡고 인사를
했습니다.
"어휴! 고맙습니다. 수리비를 얼마나 드리면 될까요?"
"아! 됐습니다. 저는 차를 고치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리고 큰 고장도 아닌 걸요. 그냥 가세요. 시동이 걸려서 정말 다행입니다."
"그럼 성함이나 연락처만이라도 알려 주세요."
다음 기회에 후사할 생각으로 차 주인이 재차 물었지만 그는 고개만 설레설레 흔들고는 훌쩍 떠나 버렸답니다. "그냥 파랑새라고 불러 주십시오."라는 말만 남기고서요.
그 뒤, 이 고속도로에는 50명의 파랑새가 나타났답니다. 이렇게 도움을 받은 사람은 다음에 길을 가다가 자신의 경우와 같이 어려움에 처해 있는 차를 보고는 그냥 지나칠 수 없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얼마 뒤 나 또한 그 파랑새를 만났답니다. 대학생인 아들 녀석이 좁은 시골길을 운전하다가 운전 미숙으로 개천에 차를 빠뜨렸을 때의 일입니다. 이런 경험이 처음이라 어찌할 바를 몰라 쩔쩔매고 있는데, 마침 그 옆을 지나던 젊은이들이 달려들어 차를 번쩍 들어서 빼내 주었습니다. 그러고는 고맙다는 인사도 미처 하지 못했는데 훌쩍 떠나 버리더군요.
우리는 사는 동안 알게 모르게 수많은 파랑새를 만납니다. 택시 운전을 하고 있는 나에게는 내 차를 타는 손님들이 파랑새인 셈이지요. 한 마리의 파랑새가 하루에 열 마리의 파랑새를 만든다면 우리나라 4,500만 명이 전부 파랑새가 되는 데 일주일 남짓 걸리고, 60억 전 인류가 파랑새가 되는 데는 열흘이 채 안 걸린답니다. 어때요? 당신도 누군가의 파랑새가 되어 보시지 않으렵니까?
"어휴! 고맙습니다. 수리비를 얼마나 드리면 될까요?"
"아! 됐습니다. 저는 차를 고치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리고 큰 고장도 아닌 걸요. 그냥 가세요. 시동이 걸려서 정말 다행입니다."
"그럼 성함이나 연락처만이라도 알려 주세요."
다음 기회에 후사할 생각으로 차 주인이 재차 물었지만 그는 고개만 설레설레 흔들고는 훌쩍 떠나 버렸답니다. "그냥 파랑새라고 불러 주십시오."라는 말만 남기고서요.
그 뒤, 이 고속도로에는 50명의 파랑새가 나타났답니다. 이렇게 도움을 받은 사람은 다음에 길을 가다가 자신의 경우와 같이 어려움에 처해 있는 차를 보고는 그냥 지나칠 수 없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얼마 뒤 나 또한 그 파랑새를 만났답니다. 대학생인 아들 녀석이 좁은 시골길을 운전하다가 운전 미숙으로 개천에 차를 빠뜨렸을 때의 일입니다. 이런 경험이 처음이라 어찌할 바를 몰라 쩔쩔매고 있는데, 마침 그 옆을 지나던 젊은이들이 달려들어 차를 번쩍 들어서 빼내 주었습니다. 그러고는 고맙다는 인사도 미처 하지 못했는데 훌쩍 떠나 버리더군요.
우리는 사는 동안 알게 모르게 수많은 파랑새를 만납니다. 택시 운전을 하고 있는 나에게는 내 차를 타는 손님들이 파랑새인 셈이지요. 한 마리의 파랑새가 하루에 열 마리의 파랑새를 만든다면 우리나라 4,500만 명이 전부 파랑새가 되는 데 일주일 남짓 걸리고, 60억 전 인류가 파랑새가 되는 데는 열흘이 채 안 걸린답니다. 어때요? 당신도 누군가의 파랑새가 되어 보시지 않으렵니까?
| 2007-07-19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