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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바빠도 강복은 받고 가셔야 사람들 떠나버린 그 뒷자리 불 꺼진 싸늘한 성당 높은 자리 돛대처럼 우뚝 솟은 그 자리에 외로이 달려계신 주님은 지난밤 또 얼마나 많은 눈물로 지새울꼬, 밤마다 흘리신 님의 고독한 사랑눈물들 동틀 무렵이면 성당 입구 성수 항아리를 가득 채우시네 십자가에 고독한 사랑으로 흘리신 님의 귀한 눈물방울은 묵은 영혼 씻기우는 영혼의 정화수라네 아... 흘린 눈물 남김없이 고이 담아 성당 문앞 한쪽에 놔두시곤 당신 찾아오는 이에게 손수 선물 하시네 그리도 귀한 것인 줄도 모르고 우리는 성의없이 찍어 대기만 했구나 그런 것도 모르고 우리는 성당에 들어서면 무심결에 성수 몇 방울 찍어 바르고는 어디 앉을까 두리번거리다가 지정석이 되어버린 맨 뒷자리 찾아 앉기 바쁘네 일주일에 한번 찾은 성당이면서 제대 가까이 앉아 주님 뵙는게 도리겠건만 앞자리 찾아 앉으면 마귀가 와서 물어나 가나 텅텅빈 앞자리 놔두고 하필이면 왜 맨 뒷자리인가? 옹기종기 모여 앉아 수군 수군 잡담할련가... 고작 일주일에 한번 주님 찾아 뵈면서 멀찌기 앉아서는 제할 소리 다하네그려 천국행 티켓은 성당 맨 뒷자리에 모두 숨겨 놓았다고 누가 그러던가 성경엔 그런 말 없던데.... 주님을 뵙고 가는지 아님, 돈 몇 푼 내밀고는 제 할 일 다한양... 마침성가 끝나기도 전에 자리 털고 성당 문 나서는 뻔뻔한 모습들은 아닌지.... 돈 몇푼 던져주고 허둥지둥 바쁜 걸음으로 십자가 등지는 사람들아 그렇게 바삐 갈거면서 뭐하러 성당에 들어섰는가 요즘같이 좋은 세상 못 온다고 전화 한통하고 봉헌 금은 미리 온라인 송금이나 할 것이지 그리도 바쁜 몸 이끌고 와서 허둥지둥 뒤돌아섰네 무엇 하러 굳이 이 힘든 길 왔는가 머잖아 안방이나 길거리에서 문명의 이기 앞에 옹기종기 모여들어 주일미사 참례 한다 할까 두렵네 어쩌면 주님의 거룩한 살과 피도 배달해 달라 하지 않을까 두렵기까지 하네 이런 예기 들으면 모두들 경악하겠지 아무리 바빠도 강복은 받고 가셔야... - 기도가 그리운 날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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