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님의 말소리는 비오는 날 처마밑으로 떨어지는
조용한 낙숫물
크지도, 작지도, 끊이지도 않고 이어지는 빗물..
따뜻한 구들목에 잠들고 싶다..
신부님의 말씀은
추운 한기를 피해 손을 녹이려고
빙 둘러앉아 쬐는 모닥불.
따스한 믿음의 불...
가슴마다 지피신다.
신부님이 평생 바라보는 것은
예수님의 십자가.
죽어봐야 만 알수 있는 진실에
신부님은 전 생애를 걸었다.
그 말씀이 진실이 아니라면
신부님의 생(生)은 한마디로 '꽝'된단다.
무엇이 신부님을 그분께로 이끌었을까?
신념에 찬 신부님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힘이 있고,
소신에 찬 걸음걸이는
백발을 흩날리면서도 평화롭다.
2008. 4.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