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는 체벌

by 안요한 posted Jan 28,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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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는 체벌(김현태, ‘엄마, 정말 미안해’ 중에서)

중학교에서 체육을 가리치는 김 선생은 축구를 자주 시킨다.
그런데 어느 날, 경기 중에 수비를 보던 학생과
골키퍼를 하던 학생이 싸우고 말았다.
주먹이 오가더니 둘은 땅바닥에서 나뒹굴었다.
순식간에 아이들이 몰려왔고 김 선생도 황급히 달려왔다.
김 선생은 두 학생에게 말했다.

“너희 둘, 어마어마한 체벌을 줄 테니 각오해.”

김 선생의 단호하고도 위엄 있는 말투에 두 학생은 몸을 움츠렸다.
혹시라도 엎어치기가 들어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너희 둘! 삼 분 동안 웃는다. 실시!”

두 학생은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반 아이들도 황당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웃으라고요?”

“그래. 내 말 못 들었어? 삼 분 동안 소리 내서 웃어.
만약에 시간을 안 채우거나 웃음소리가 작으면 더 무서운 체벌을 줄 거야.
알았어? 실시!”

두 학생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더니 이내 웃기 시작했다.
웃는 두 학생의 모습이 재미있는지 반 아이들도 킥킥거리기 시작했다.
“아하하하!” “와하하!” “낄낄.” “아이고, 배야. 내 배꼽.
” 아이들의 웃음은 끝날 줄 몰랐다.
김 선생은 요즘 아이들의 얼굴에서 웃음이 많이 사라지는 것 같다며
좀 독특한 체벌을 고안해 낸 것이다.

“어때? 웃으니까 기분 좋지?
그렇다고 일부러 또 말썽 피우면 안 된다. 알았지?”


 2008-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