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화재 복구에 구슬땀

by 정태영 posted Jan 27,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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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화재 복구에 구슬땀

“여러분의 작은 정성을…”

모금운동·나눔 음악회 등 추진
수도원 신축 위한 기금마련 시급

화마(火魔)가 휩쓸고 간 자리는 너무나 처참했다. 지난 4월 6일 새벽 1시 15분께 발생했던 성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화재 후 한달만에 다시 찾은 이곳은 그날의 참상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깨어진 유리창에 시커멓게 그을린 벽, 불에 타 없어진 지붕, 형체를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타버린 개인침소…. 수도원의 피와 땀이 서린 흔적들이 사라졌다.

“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픕니다. 그동안 도저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습니다.”

분도출판사 사장 선지훈 신부는 “개인적으로 소중하게 보관했던 자료들은 물론이고 수도원의 중요한 역사적 사료들이 많이 유실됐다”고 말했다.

왜관 수도원은 화재로 많은 것을 잃었다. 1958년 지어졌던 수도원 구관건물이 전소됐고, 신관옥상과 지붕, 참사회의실(옛 수도원 성당) 지붕 등도 불에 타 재만 남았다. 건물피해도 컸지만 수도원 100년 역사가 잿더미에 파묻히는 아픔을 겪었다. 선배 수도자들의 유물과 유품, 서적, 사진, 100주년 자료들이 모두 불에 타 한국교회로서도 소중한 문화유산을 잃었다.

최근엔 비가 많이 온 날, 화재로 지붕이 타버린 건물이 침수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특히 수사들이 당장 기거할 곳이 없어 개인피정 신자들의 숙소였던 ‘손님의 집’ 객실을 사용하고 있으며, 일부 원로 수사들은 수도원이 운영하는 양로시설인 ‘분도 노인마을’에서 생활할만큼 힘겨운 실정이다.

하지만 140여 명의 수도원 형제들은 여러 교구와 신자들의 관심과 사랑에 힘입어 다시 신발끈을 조여매고 있다. 그동안 김수환 추기경을 비롯해 최창무 대주교, 최영수 대주교, 장익 주교, 권혁주 주교, 조환길 주교 등이 다녀갔으며, 전국 여러 본당과 신자들의 온정도 답지하고 있다.

현재 가장 시급한 일은 전소된 수도원 건물을 하루빨리 신축하는 것이다.

따라서 ‘재원확보’가 절실하다. 수도원은 앞으로 전국 각 교구에서 모금운동을 적극 실시할 계획이다. 아울러 봉헌회 주최로 6월 중순이나 말께 화재복구를 위한 음악회도 준비하는 등 수도원 재건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전개해나가고 있다.

인영균 본원장 신부는 “하느님께서 우리를 도와주시고 이 시련을 통해 더욱 하느님 뜻에 맞는 수도 공동체로 거듭 태어나게 하시리라 믿는다”면서 “신자 여러분들께서 보내주시는 작은 정성과 사랑이 하느님을 찾는 이들이 사는 수도원이 다시 태어나는 작은 밑거름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2009년 한국진출 100주년을 맞는 성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은 ‘기도하고 일하라’는 수도회 정신에 따라 하느님 나라 증거에 모든 힘을 다 쏟으며 한국교회 발전에도 큰 일익을 담당해왔다. 오래 전 왜관 수도원이 한국에서 정착하는데는 독일과 스위스 등지의 은인들이 보내온 작은 정성과 사랑이 있어 가능했다. 이제 수도원 가족들은 한국교회 신자들의 활발한 나눔실천으로 다시 서는 그 날을 기대하며 오늘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도움주실분

국민은행 608037-04-001214
대구은행 190-10-003160
예금주: 재)왜관 성 베네딕도 수도원

마승열 기자 mas@catholictimes.org


2007/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