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서울에 사는 가족들의 모습은 1인 가구부터 출산전 부부, 노부부, 부부와 자녀, 한부모와 자녀, 확대가족까지 다양했다. 하지만 월 평균 생활비 100∼200만원(44.9%) 중 가족을 위해 쓰는 여가비는 16만원에 불과했고, 응답자의 절반 이상에서 평일 함께 보내는 시간이 하루 2시간도 채 안됐다. 배우자와 대화 시간도 4명 중 1명꼴로 30분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는 재단법인 서울여성이 2006년 6월 서울지역 2500가구의 20대 이상 1명씩을 상대로 설문조사해 작성한 '서울시 가구정책 기본계획을 위한 연구' 보고서에서 나타났다.

또 자녀를 둔 부모들 입장에서는 아이들 성장기에 따라 가사·육아문제에서 집값 마련, 자녀교육, 대화부족, 가족간 대화단절 등으로 고민이 변화하고 있었다.

◇자녀교육비 최고, 가족여가비 최하=월평균 가구소득은 100만∼300만원 미만이, 300만∼500만원 미만이 각각 39.5%와 41.6%로 가장 많았다. 월 평균 생활비는 응답자의 44.9%가 100만∼200만원 미만을, 27.2%이 200만∼300만원 미만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비 중 자녀 교육비는 외식비·가족 여가비의 2배에 가까웠다. 사교육비가 월 평균 36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공교육비 22만5000원, 부모 부양비 20만2000원이 뒤를 이었다. 외식비와 가족 여가비는 각각 16만4000원, 16만원으로 나타났다.

가족형태는 '부부+자녀' 가구가 65.6%로 가장 많았으며 전체 응답자의 절반 가량(50.8%)이 자신의 경제적 수준을 '중간'이라고 응답했다. '중간 이하' 응답도 39.3%(최하 8.5%, 하 30.8%)나 됐으나 '중간 이상'은 9%(최상 0.4%, 상 8.6%)에 불과했다.

◇이름만 가족=직장인 김모(51)씨가 대학교에 갓 입학한 딸과 마주하는 시간은 하루 30분도 채 안 된다. 오전 일찍 나가 밤 11시가 넘어 들어오는 일이 잦아 퇴근 때 딸이 문을 열어주면 잠깐 얼굴을 보는 정도다. 대화도 거의 없다. 딸이 중·고등학교를 다닐 때도 얼굴을 보지 못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김씨처럼 평일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1시간 미만인 사람은 전체 응답자 중 40.5%였다. 평일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길어야 2시간 정도(34.9%)였다.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없다'는 응답도 4.7%였다. 평일 저녁시간과 주말을 가족과 보내는 시간도 1∼3순위 합산결과 TV·비디오 시청이 각각 74.6%, 80.9%로 가장 많았다.

또 4명 중 1명은 배우자와 대화시간이 30분 미만(25.3%)으로 조사됐다. 30분∼1시간 정도가 45.6%로 가장 높았고, 대화가 전혀없다는 응답은 1.7% 였다. 전체 응답자 중 22.5%가 평소 배우자와 대화시간이 불충분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과 여가시간을 가지기 어려운 이유로는 일이 바빠서(24.4%), 가족 공동의 시간을 내기가 힘들어서(22.4%), 경제적 부담 때문에(22.5%)라는 응답이 비슷했다.

◇자녀 둔 부모의 고민 변화=가족형태 중 자녀를 둔 부부는 전체 중 65.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부부가 자녀를 키우며 느끼는 어려움은 경제적 부담(39.1%)이 가장 컸다. 하지만 부모의 고민은 자녀가 미취학·학동기·청소년·성인일 때 각기 다른 양상을 보였다. 미취학 자녀를 둔 부부에서는 가사 및 육아부담 문제와 부부간 성문제로 배우자간 갈등 경험 정도가 가장 높았고 한달 간 부부싸움 횟수도 다른 가족유형에 비해 많았다. 학동기 자녀를 둔 부부에서는 집값 마련으로 부채상환 지출 규모가 가족 유형 중 가장 컸다. 청소년기 자녀를 둔 부부에서는 자녀교육 문제와 배우자와의 의사소통·대화 부족으로 배우자간 갈등 정도가 가장 심각했다. 성인 자녀를 둔 부부에서는 가족과의 저녁식사 빈도가 가장 적었고 부부관계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 역시 다른 가족유형에 비해 낮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


2007/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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